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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인사이트/아는 척 하기 좋은 교양지식

외제차 또는 명품을 선호하는 경제학적 이유(ft. 소스타인 베블런)

by 한숟갈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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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사의 자동차, 옛날에는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였습니다.

현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타고 다니면서 옛 명성을 잃어가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 인식에는 독일3사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어느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여집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독일차를 타고 싶어하는 로망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독일차를 타고 싶습니다..)

 

근데 우리가 과연 독일3사를 사는 이유가 뭘까요?

과연 기술이 좋아서 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벤츠나 BMW를 선호하는 이유를 물으면 '기술의 차이'를 이야기 할겁니다.

그러나 그 중 많은 사람들은 공학적 원리를 이해하기는 커녕

본넷을 열면 뭐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겁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미세한 차이도 인식을 하고 느끼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시에서 타고 다니면서 미세한 기술의 차이를 느끼기 쉽지 않을겁니다.

 

자동차의 미래는 전기차, 자율주행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현대차도 이미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자율주행기술에 있어서도 우리가 생각하는 유명브랜드 이상으로 앞서 있습니다.

전기차 분야 점유율을 보면 결코 낮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전기차 시장에서의 현대차 미래를 아주 긍정적으로 보는 뷰가 많습니다.

우리가 흉기차라고 놀렸었지만 이제는 안정성 측면에서도 최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자동차에 관심 없는 분들은 모르실수도 있으나 

현대기아차가 옛날의 현대기아차가 아닙니다.

이제는 앞서가는 기술력과 안전성, 디자인을 갖춘 최고의 차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거칠게 말해서 후진 외제차와 현대차를 고르라고하면 그래도 외제가 좋다는 인식이 팽배하죠.

 

 

우리는 현대차에게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게 분명합니다. 그게 뭘까요?

많은 분들이 이미 브랜드가치라고 생각하고 계실겁니다.

현대로고가 박혀있는 평범한 차에서 현대로고를 빼고 캐딜락로고를 박으니 갑자기 섹시한 차로 변모합니다.

비싼 재규어 차에 현대로고를 박으니 뭔가 밋밋한 느낌이 잔뜩 듭니다.

(물론 과장해서 이야기 한겁니다. 저도 현대차를 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인식을 갖게 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우리가 독일차(값비싼 외제차)에 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경제사상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소스타인 베블런,

그의 책 [유한계급론]을 살펴보면 우리는 이런 현상을 

조금 더 철학적으로 다가가 볼 수 있을겁니다.

 

사실 1억원이 넘어가는 외제차를 산다는 것은

보통 '돈이 많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비싼 외체차를 사는 사람들은 '부자'겠죠.

 

베블런은 그런 부자들을 유한계급이라고 칭했습니다.

영어로 하면 Leisure Class입니다.

즉, '일은 안하고 레저만 즐기면서 사는 계급'이라는 겁니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과시적소비'를 한다는 겁니다.

 

과시적소비란 쉽게 말해서,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사는게 아니라 '남들과 자신을 구분짓기 위한 소비'를 말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산다면 위 사진과 같은 말도 안되는 물건들이 탄생할 수 있을까요?

시장에서 야채 담아주는 비닐봉투와 셀린느 봉투랑 뭐가 그렇게 다를까요?

발렌시아가 숄더백은 이케아의 백과 크게 다르지 않을겁니다.

그리고 시간없는 시계같은 어이없는 물건들이 나오지 않겠죠.

보통사람들이라면 저런 말도 안되는 물건들을 사고 있지는 않을겁니다.

근데 부자들은 좋다고 시간 안나오는 시계를 사고 있는 겁니다.

 

유한계급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경제적으로 밑에 있는 자들과 구별짓는 것입니다.

그럼으로 땀흘려 일을 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남들과 똑같이 소비하는 것도 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은 과시적소비를 통해서 

자신들은 노동에서 분리되어 있고 남들과는 다른 부를 누린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진짜 부자들은 만약 명품가격이 떨어지면 그 물건을 더 사려고 할까요?

보통사람은 눈이 돌아가겠지만 부자들은 아마 안살겁니다.

이유는 남들과 구별지어지지가 않거든요.

부자들은 오히려 명품의 가격이 비싸지면 더 구매를 할겁니다.

비싸면 왠만한 사람들은 못사거든요. 그러면 자신들은 구매를 함으로써 구별지을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적인 재화와 다르게

가격이 올라야 수요가 오르는 재화를 경제학에서는 위풍재 또는 베블런재라고 합니다.

유한계급, 즉 부자들은 베블런재를 과시적소비하며 끊임없이 남들과 자신을 구분 짓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효용의 크기가 가격을 결정하는게 아니라 가격이 효용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인간은 본래 내재된 본능 중 '모방본능'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부자들을 시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모방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생산의 영역에서는 그들을 쉽게 모방할 수가 없습니다.

유한계급처럼 일 안하는 것을 함부로 모방하면 거리에 나앉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비의 영역에서 더욱 크게 그들을 모방합니다.

그리고 마치 자신이 유한계급의 일원이 된 것같은 착각의 바닷속에 풍덩 빠집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소비의 영역에서 모방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무리하게 명품이나 차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요?

이분들이 과연 필요하기 때문에 산 것일까요?

아니면 하차감, 즉 남들의 시선을 구매 한걸까요?

(물론, 필요해서 샀을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관점으로만 봐주세요.)

 

무리한 소비를 하는 분들이 내재적인 필요로 인해서 소비를 하는 거라기 보다는

소비를 자극하는 광고로 인해서 욕구가 주입된 소비라고 보는게 타당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스스로 "내 취향이야~""더 이뻐" 이러고 샀더라도

그건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주입된 취향일 수 있는거죠.

 

우리의 질문이 뭐였죠?

 

우리가 독일차(값비싼 외제차)에 끌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값비싼 외제차는 부자들의 과시적소비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즉, 비싼 외제차는 일반재화가 아니라 베블런재(위풍재)입니다.

BMW가 싸졌다고 칩시다. 과연 부자들이 예전만큼 BMW를 살까요?

아마 안살겁니다.

그런데 현대차의 그랜져가 싸졌다고 쳐봅시다. 일반사람들은 어떨까요?

아마 더 살겁니다.

그렇습니다. 독일차와 현대차는 경제학적으로 아예 다른 재화입니다.

현대차는 일반재화입니다.(가격과 수요가 반비례)

독일차는 베블런재인겁니다.(가격과 수요가 비례)

 

그런데 평범한 사람들은 부자의 소비를 따라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나도 부자를 따라 베블런재를 소비함으로써 나마저도 다른사람과 구별짓고자 하는겁니다.

정말 필요에 의해서 산거라면 현대차도 '이동수단'으로는 최고입니다.

그 이상은 사실 내재된 본능과 외부에서 주입된 욕구로 인한 모방적소비라는 거죠.

 

베블런은 이야기합니다

"낭비하라. 그러면 존경을 얻으리라."

우리가 소비할 때 무의식적으로 이 말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그래서 어떤사람이 저런 비싼 물건으로 치장하고 있더라도 겉으로 판단하면 오판할 수 있습니다.

그는 진짜 부자가 아닐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당신과 자신을 구별짓기 위해 그 자리에 그것을 들고 나왔을 수도 있는거죠.

(실제로 외제차 오너중에 많은 사람들이 카푸어입니다.)

 

 

참고로 저도 독일차 좋아합니다.

외제차를 소비하는거 자체를 뭐라하는건 아닙니다.

베블런이 이야기하기를 그렇다는겁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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