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모르면 손해인 정보

공무원시험 인기가 떨어진 이유에 대한 가벼운 생각(ft. 대중사회의 종말)

by 한숟갈 2022. 3. 26.
반응형

얼마 전 노량진을 걸어가는데 몇년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로나의 여파도 있겠지만 많이 한산해진 분위기를 보이더군요.

 

마침 기사를 보는데 이런 기사가 뜨더라구요.

몇년전만 해도 공무원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이었고 인재들이 다 공무원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걱정 할 정도였는데요.

치열한 경쟁률을 보여주었던 공무원시험 경쟁률이 이제는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좀 찾아봤습니다.

첫째, 월급이 박봉이다.

둘째,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다.

셋째, 인구가 감소했다.

이런 이유들이 나와 있었습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공무원 월급이 예전에는 박봉이 아니었나요?

공무원 조직문화가 예전에는 부드러웠나요?

인구감소는 공무원시험에서만 나타나는건가요? 

물론 이런 이유들이 부분적으로는 설명을 할 수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이유들이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겁니다.

 

본질을 보기 위해서는 거꾸로 생각해서 공무원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를 고민해봐야 하는겁니다.

저는 두가지라고 생각하는데

첫째, 대기업취업 경쟁에 밀리거나 피하기 위해

둘째, 박봉이더라도 급여안정성

바로 이 두가지 이유가 공무원이 인기였던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우리나라 대학 입학생 수(2011~2021)

우리나라의 대학 입학생수를 보시면 2014년에 정점을 기록합니다.

입학생수가 많다는 것은 몇년 뒤 그들이 고임금취업시장에 나왔을 땐 엄청난 취업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이유로 취업이 가장 힘들었던 세대가 바로 90년대 세대입니다.

그중에서도 90~95년생들이 가장 힘든 세대죠. 그들이 대략 09~15학번입니다.

그들이 대기업 취업시장에 뛰어든 시기가 2014년 전후입니다.

취업을 향한 경쟁이 가장 뜨거울 때였구요. 공무원의 인기도 가장 뜨거울 때였습니다.

대기업 못가더라도 중소기업을 가느니 공무원이 더 선호되었던 것이죠.

 

2014년 이후로는 대학입학생수가 점진적으로 하락합니다.

그 말은 취업시장에서 비교적 취업 경쟁률이 완화되어 간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겁니다.

다시 말해서, 2019년 이후부터 취업경쟁에서 밀려 공무원을 선택하는 인원이 감소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구적인 측면으로 모든게 설명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욱 본질적인 요소는 인문학적으로 해석을 해봐야 합니다.

 

19세기 중후반부터 시작된 2차산업혁명에서 발생한 가장 중요한 생산방식이 무엇일까요?

바로 포드주의적 생산방식, 컨베이어벨트시스템입니다.

기존에는 여러사람이 한 곳에 모여 자동차를 만들었다면

컨베이어벨트시스템은 레일을 길게 깔고 그 레일을 따라서 차체가 지나갈 때 부품이 끼워지는 방식이죠.

이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인해서 자동차 회사 '포드'는 자동차 대량생산의 시대를 가져옵니다.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로 이어지고 많은 이들이 똑같은 제품을 사용하게 되죠? 

비슷한 제품을 사용하고 비슷한 문화를 향유하게 되는 대중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TV에서 정해진 채널에서 나오는 프로만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강의를 들어도 대중매체를 통해 유명한 몇몇 사람들의 강의만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유명한 사람은 일반인이 아니라 대중매체를 통해 나오는 연예인들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시대는 소품종 대량생산의 시대였습니다. 개성이 없었던 시기였죠.

 

우리가 현재 지나고 있는 시기는 어떤 시기 일까요?

우리는 바로,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을 타고 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제 시작이죠.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테슬라의 전기차공장에는 컨베이어벨트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제조업 제품공장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디다스는 빅데이터,인공지능,3D프린팅을 사용하여 개별적이고 다양한 니즈를 충족합니다.

많은 OTP기업은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취향을 분석하여 컨텐츠를 사람마다 다르게 추천해줍니다.

TV스타가 아닌 일반인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유명해 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대중사회의 종결과 개성사회의 도래

이제 대중사회의 소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반대로 개성사회가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말은 다른말로 다양한 곳에 수요가 발생한다는 뜻입니다.

그 말은,

1등이 아니여도 몇십등을 하더라도 내가 공급하는 컨텐츠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꼭 TV에서 대형채널에 등장하지 않고 유튜브에서 내가 컨텐츠를 공급해도 됩니다.

예전에는 1등이 모두를 가르쳤다면 지금은 중수가 초보를, 초보가 왕초보를 가르치는 시대가 됬습니다.

대기업을 못가더라도 내가 할 수있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스마트스토어, 블로그, 전자책 등등

굳이 큰 성공이 아니여도 작은 성공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어졌습니다.

 

지금 흐름은, 모든 것을 똑같이 소비했던 대중사회에서 벗어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것을 소비하게 되는 개성사회입니다.

너무나도 다양한 수요가 생기게 되고 우리는 그 중에 일부만을 충족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이게 공무원 인기하락과 무슨 관계냐구요?

이제는 급여안정성의 중요도가 많이 떨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안정을 찾게 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바로 '불안'할 때입니다. 

무조건 1등이 되어야 수요가 몰렸고 주목받는 시대에서는 한번의 도전에 너무 큰 비용이 듭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나도 커지게 되고 결국 안정적인 급여를 받는 공무원이 주목받게 되는 것이죠.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에서는 크게 성공은 아니더라도 작은 수요를 충족시키면 됩니다.

사업의 기회비용도 확 줄었습니다. 

실패해도 또 도전할 수 있는 플랫폼과 사업방식들이 다양해졌습니다.

다양한 사업 플랫폼

 

정리해보자면

공무원의 인기 하락의 원인은 

첫째, 고학력자가 양질의 일자리(대기업)에 취업하기가 비교적 쉬워졌습니다.

(쉽다는 소리가 아니라 비교적 쉬워졌다는 것입니다.)

 

둘째, 다품종 소량생산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작은 성공으로도 먹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무원 들어가서 힘들게 일하느니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도 충분히 질 높은 삶이 가능해진 겁니다.

 

앞으로 미래는 어떨까요?

다시 공무원시험의 인기가 좋아지는 시대가 올까요? 저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시 공무원시험이 인기가 있어지려면

취업이 더욱 힘들어져야 하고, 1등 아니면 힘들어져야 하고, 기회비용이 큰 사회가 되어야 할겁니다.

 

반응형

댓글